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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

다큐 감성 사람

by 자운영1 2020. 8.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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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탑스럽고 이쁜지!!

진한 흑 겹 접시꽃

키가 커서  주인장께서 묶어 주셨더군요!!

 

 

 

2020 년 7월 1 일 [수]

 

 

 

 

 

 

 

 

 

 

 

요즘 많이 피는 접시꽃을 보면

도종환 시인의 애절한 詩 한편이 떠 오릅니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가 아기를 갖았고

암 선고를 받은 아내는

치료 위해서는 아기를 포기해야 하지만

새 생명을 택하고 죽게 됩니다

먼저 떠나보낸 아내의 무덤을 찾아 그리움을 달래며

써 내려간 

애절한 시가 접시꽃 당신이지요

 

~~~~~~*******~~~~*****

 

접시꽃 당신-도종환 시(詩)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논두렁을 덮은 망 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오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들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 땜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이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상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겠습니다.

 

**^^**^^**^^

 

사연이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것 같아요!!

 

오늘도 소중 날 만드시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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